지역언론 언제까지 지자체 협찬으로 연명하나

천안시의회 건강언론 세미나

  

“24년 전 천안에서 두 달 정도 기자생활을 했었는데 평기자인데도 기자실에서 명패까지 준비해놓을 정도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언론사의 잘못된 관행 등은 해소되지 않았다

 

지역 언론 활성화 대책 토론회에 참석한 한 전직 기자가 토로한 내용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오래전부터 지역 언론의 중요성은 강조됐지만 지자체 등의 협조와 협찬으로 연명하고 있는 등 잘못된 언론사의 관행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분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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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천안시청 대강당에서 '건강한 지방언론 육성 어떻게 할 것인가'의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장호순 순천향대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고 우희창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와 정병인 천안아산경실련 사무국장, 이창수 세종미래비전 기획실장, 김각현 시의원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갈수록 척박한 지역 환경에서 건강한 지역언론을 육성키 위해서는 구독자 지원제도 등 장기적으로 독자를 확보해 지역언론이 자생할 수 있도록 하는 언론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제도와 시민 의식변화가 함께 해야 성공적인 지역언론이 육성될 수 있다는 전문가 대안도 제시됐다.

 

발제자로 나선 장호순 교수는 “(천안)지역에서 발간되는 언론사들이 실질적인 기능은 제대로 못하면서 지자체 등의 협조와 협찬 등으로 연명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러한 지자체의 대응이 부실한 언론을 만들어 내고 결국 지역 주민들은 언론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역 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희창 대전충남민언련 공동대표는 여전히 지역 정보가 부재할 정도로 중앙·지역언론이 지역소식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면서 지역민이 피해를 입고 있다지역민이 주체가 되는 지역언론지원기구를 만들어 지역민이 신뢰하는 건강한 지역언론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대표는 최근 충남도와 부산시 등 광역지자체에서는 조례를 만들어 언론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다만 지원주체 및 혜택대상이 지역민인 만큼 엄격한 기준을 만들어 지자체가 지역언론에 돈 주는 구조로 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이 지역언론의 필요성을 절감한다면 스스로 구독할 것이라며 부패한 언론사는 사정기관서 척결하는 등 제도와 의식변화가 함께 해야 성공적으로 지역언론을 육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언론에서 구독자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정병인 천안아산경실련 사무국장은 관에서 언론에 홍보비나 지원금을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언론 입장에서는) 구독자가 더 중요하다면서 산소호흡기 같은 단기적 지원이 아니라 구독자지원제도 등 중장기적이고 자생할 수 있는 근본적인 언론지원정책이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국장은 이어 기자들의 역량과도 직결되는 공정성을 담보한 기사가 많이 발굴되고 보도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일부 영세한 언론은 추측성 보도 등으로 지역민의 신뢰를 오히려 떨어뜨려 질적인 수준을 높이는 게 과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