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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의 지난해 10월 5일자 1면. 하단(동그라미)의 천안농기계박람회 알림기사가 ‘4단 광고’로 둔갑해 광고비가 책정됐다. 사진 오른쪽은 농민신문 홈페이지 캡쳐사진. 우측 상단에 자매월간지인 전원생활, 디지털농업, 월간축산 이름이 보인다.

천안농기계박람회 1억7000만원 ‘광고 독식’ 행태
회당 900만원씩 19회…자매월간지 3곳 네달씩 광고
“행사 공동주관사가 억대 광고료 챙긴 이상한 행사”


지난해 10월 5일자 농민신문은 자사 공동주관 행사의 알림기사(社告)를 1면 하단에 실었다. 11월 2일부터 나흘간 천안서 열리는 ‘2016 대한민국 국제농기계자재박람회’를 알리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 기사는 농기계박람회 결산서엔 버젓이 ‘4단 광고’로 둔갑해 광고료가 지출됐다.

농기계박람회 주(主)주관사는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이고 천안시와 농민신문사는 공동주관사다. 이렇게 3자 공동주관으로 2010년부터 격년으로 네 번 열리는 동안 농민신문은 언론광고비로 매번 1억7000만원씩을 챙겼다. 박람회 총 언론광고비 4억4000만원의 40%인 1억7000만원을 행사 주관 언론사가 ‘독식’한 것이다.

행사 주관사가 행사 예산을 자신의 신문 광고비로 집행하는 ‘이상한’ 지출 형태다. 언론사들이 광고 수입을 높이기 위해 특정 행사 후원사로 나설 때는 종종 있으나, 주관사인 경우는 드물다. 특히 농기계박람회는 국비, 도비(충남도), 시비(천안시) 등 혈세 11억원이 투입된 행사인데 주관사인 농민신문이 광고비를 독차지한 것이다.

박람회 총괄 주관사인 농기계조합 관계자는 “농민신문에 광고비가 많이 지출된 건 인정한다. 그러나 광고 외에 전국의 지역단위 농협에 널리 행사를 알리는 걸 감안한 액수”라면서 “이 때문에 많은 농민이 박람회에 참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민신문은 지난해 4월 27일부터 행사가 열리기 직전인 10월 31일까지 6개월간 광고 19회를 실었다. 회당 평균 광고료가 900만원에 육박한다. 농민신문이 펴내는 월간지 전원생활, 디지털농업, 월간축산에도 4개월간 광고가 실렸다.

한 전국종합지 광고국 관계자는 “특정 독자(농민)를 위한 특수지(紙)로 낮지 않은 광고단가”라며 “특히 19회나 계속되는 연속광고의 경우 광고료를 할인해 주는 게 관례”라고 말했다. 현재 신문 독자 감소에 따라 부수 80만~120만부의‘조중동’ 일간지도 안쪽 지면 5단 광고를 500만~800만원에 내는 상황이다. 전국일간지로 농기계박람회 광고를 게재한 곳은 두 군데로 광고비는 200만원, 300만원이었다.

농민신문 외 다른 농업전문지들은 홀대를 받았다. 한국농업신문(407만원), 축산신문(220만원), 한국농어민신문(165만원), 한국농기계신문(110만원) 등이 100만원 이상의 광고비를 받았을 뿐, 나머지는 55만, 77만원짜리 광고를 겨우 한 번 게재했다.

농민신문은 주 3회, 16~24면씩 발행되며 2015년 조사된 유료부수는 27만8015부다. 전국 각 지역농협들은 조합원이 농민신문 구독시 년 구독료 5만7600원의 50~65%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