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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신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대전지부위원장은 28일 <다른시각>과의 인터뷰에서 "대전MBC는 지금까지 자사 출신 사장이 없었다"며 "차기엔 반드시 자사 출신 사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한신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대전지부위원장 인터뷰


지난 25일 대전에서 열린 2월의 마지막 촛불집회. 3000여명의 시민들이 자리한 집회에 한 사람이 마이크를 잡았다. “시민 여러분의 어떤 비난도 감수할 각오로 나왔다”며 발언을 시작한 연사는 다름 아닌 이한신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대전지부위원장이었다. 아직 위원장 취임식도 갖지 않은 상황에서 시민들에게 대전MBC를 되돌려주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그의 얼굴에는 비장한 각오마저 엿보였다.


이한신 위원장은 28일 취임식에 앞서 <다른시각>과 만난 자리에서 “얼마 전까지 사내 보직부장을 맡아 노조 활동을 아예 하지 못했다. 일선 현장에서 투쟁하는 후배들, 동료들과 함께하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뿐이었다”며 “그동안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계속 쌓여왔다. 특히 대전MBC 임원의 소통없는 ‘막가파식’ 회사 운영에 회의감을 느껴 기꺼이 중책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정치적으로 편향된 인사의 지역 임원 선임에 문제


현재 이진숙 대전MBC 사장은 2014년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에서 선임된 안광한 전 MBC 사장이 임명한 일명 ‘서울 사장’이다.


이 위원장은 MBC 방문진 이사진 선임 구조를 설명하며 “방문진은 여야 6대3의 비율이다. 여당 쪽 성향을 가진 사람이 MBC 사장이 되고, 그 사장이 지역MBC의 경영자를 임명하고 있는 것”이라며 “경영상 위기인 상황에서 지역을 잘 알고, 능력과 비전을 갖춘 검증된 사람이 지역MBC를 경영해도 모자랄 판에 여당 쪽 사장의 심복이 지역MBC를 경영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진숙 사장 경영상 문제 많다대전MBC만 촛불집회 첫날 보도하지 않아


이진숙 사장의 경영문제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이진숙 사장이 사업성 검토도 하지 않고 사옥 리노베이션을 추진, 1층에 레스토랑을 들이겠다고 밝혔다”며 “지역MBC를 관할하는 관계 회사국에 사업승인 과정에서 내부 반발이 생기자 억지로 직원 설명회를 열었다. 상식적으로 구성원의 의견을 먼저 듣는 것이 우선인데 순서가 바뀐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이러한 ‘불통행보’가 내부 직원들의 사기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어쨌든 회사를 오래 다니고 회사를 발전시키는 사람은 직원들”이라며 “모든 것을 자신의 뜻대로 처리하니 내부 직원들은 피로감이 쌓이고 창의성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이는 결국 개인의 활력도 의지도 지워버리는 ‘죽은 조직’을 만들고 결국 콘텐츠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자사의 공정성과 신뢰도 문제를 지적하며 “대전에서 촛불집회가 열린 첫날 보도하지 않은 유일한 방송사가 대전MBC였다. 또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를 기계적인 중립으로 보도하고 있다”며 “본인들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대전MBC 보도의 공정성과 신뢰도가 많이 저하된 것이 사실이다. 이런 보도국장을 임명한 이진숙 사장에 대해 비판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지역MBC 중 자사 출신 사장 없었던 유일한 곳… 직원 수도 가장 적어


이 위원장은 이런 문제의 가장 큰 원인으로 대전MBC 출신 사장이 없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지역MBC의 사장을 서울에서 내려 보내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애정이 없다. 자신의 입신양명과 권력욕을 쫓다보니 대전MBC는 본인 출세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며 “결국 낙하산이 내려와서 자기 마음대로 경영하고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타 지역의 MBC 가운데에는 대물림하듯 자사 출신 사장이 임명되는 곳도 있다. 그러나 지역MBC 가운데 자사 출신 사장이 선임된 적이 없는 유일한 곳이 대전MBC”라며 “부끄러울 따름이다. 다음 사장은 대전MBC 출신이 임명될 수 있도록 이슈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인원 부족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 “대전MBC의 직원 수가 지역 내 방송사인 KBS대전, TJB보다 적다. 또 390만명의 가시청자를 보유하고 있어 보도 범위가 지역MBC 가운데 가장 넓지만 직원 숫자는 가장 적다”며 “구성원들의 업무 피로도가 높아져 결국 콘텐츠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MBC 특유의 ‘저항정신’을 되살리겠다… 다시 한 번 기회 주길


향후 대전MBC 노조의 활동에 대해 “김장겸 사장 선임 반대 투쟁에는 아쉽게도 실패했다. 그러나 언론장악방지법을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며 “지역에서는 자사 출신 사장을 선임하기 위한 활동에 나서겠다. 또 지역MBC 가운데 유일하게 존재하는 비정규직노조와 통합시키는데 힘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또 MBC 특유의 ‘저항정신’을 되살리고 싶다는 그는 “과거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MBC가 최고 방송사의 지위를 누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저항정신이었다”며 “그러나 김재철·안광한 체제를 겪고 2012년 170여일간의 파업에 실패하면서 구성원들의 저항정신이 차츰 소멸됐고 그 이유는 바로 ‘두려움’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영화 명량의 대사처럼 두려움을 용기로 바꿔 나가겠다. 위원장으로 구성원들이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도화선 역할을 하겠다”고 피력했다.


이 위원장은 “추락한 MBC에 대해 시민들이 외면하는 이유를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촛불집회 현장을 나가보니 ‘아직은 다 버리지 않았구나, 노력하면 돌아갈 수 있겠구나’라는 희망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이 우리에게 다시 한 번만 기회를 주면 좋겠다. 조만간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호소했다.


이한신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대전지부위원장 약력

-1973년 충남 아산출생

-충남고 졸업 (29회)

-충남대 신문방송학과 졸업(91학번)

-1997년 한국방송광고공사 공채 입사

-2001년 대전MBC 경력직 공채 입사

-대전MBC 전략마케팅실 차장, 광고부장 역임

-☎ 010-3409-8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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