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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MBC 노조가 회사 밖으로 나온 이유’ 좌담회에 함께한 참석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민언련 주최 대전MBC 노조가 회사 밖으로 나온 이유’ 좌담회

참가자들, ‘이진숙 퇴진 102일간의 대장정’ 결의

대전충남민언련(이하 민언련)이 15일 오후 7시 여행문화센터 산책(라푸마 대전둔산점 2층)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전MBC 사태에 대한 좌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대전MBC 사태에 대한 설명과 시민사회단체 및 노조의 향후 대책과 활동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우희창 민언련 공동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좌담회에는 이한신 전국언론노조 대전MBC지부 위원장과 김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이기동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 박정현·김동섭 대전시의원, 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정당 관계자 등이 참여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EC%9D%B4%ED%95%9C%EC%8B%A0_.jpg대전MBC, 타 지역 MBC와 상황 다르다

간담회는 이한신 위원장의 대전MBC 사태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됐다. “이제 약간 전문 시위꾼의 냄새가 나기도 한다”며 입을 뗀 이한신 위원장은 “서울MBC에서는 대규모 파업 이후 인사 만행이 있었다. 그러나 지역MBC의 상황은 다르다”며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에도 지역MBC는 최소안의 역할과 노력을 했다. 대구에서는 사드와 관련해 서울과 다른 목소리를 냈고 얼마 전 목포에서는 3일간 세월호 특집을 방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전MBC와 여타 지역 MBC의 상황이 다르다는 그는 “2015년 3월, 이진숙 대전MBC 사장이 임명된 이후 대전MBC 방송을 보면 유독 중동 유력인사들이 많이 출연했다. 이는 이진숙 사장이 ‘종군 기자를 했다’는 역량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러한 보도는 결국 사장이 방송을 사유화 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해 지역에서 촛불집회가 처음으로 열린 11월 1일, 대전KBS와 TJB에는 촛불집회와 관련한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대전MBC는 촛불집회와 관련된 방송이 나오지 않았다”며 “촛불집회를 외면하고 축소하는데 급급했고 태극기집회가 나타나면서 기계적 중립을 지키기만 했다. 이러한 이유로 최혁재 대전MBC 보도국장이 공영방송의 공익을 훼손했기 때문에 언론장악 부역자 명단에 포함된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 “지역 방송인데도 불구하고 최근 지역 시민사회단체, NGO, 노동단체 등과 관련한 보도가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이는 데스크에서 시민·사회·노동과 관련된 보도들을 혐오할 정도로 필터링하고 보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 세 가지는 이진숙 사장이 대전MBC로 온 뒤 구성원들이 직면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와중에 지난 2월 13일 노사협의회에 참여했던 이교선·이승섭 기자에 대한 인사 탄압이 있었다. 아마 이진숙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들은 2년 넘게 마음대로 사유화했기 때문에 반발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라며 “그러나 아쉽게도 조합원들의 분노는 참을 수 없는 상황에 다다르고 있었다”고 역설했다.

이 위원장은 “조합원들과 함께 포기하지 않겠다. 부당한 징계를 받은 조합원에 대한 징계 철회, 노조 탄압을 이끈 보도국장 사퇴 및 파직, 이진숙 사장 퇴진은 꼭 이뤄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자신이 위원장 선거에 나서면서 내건 공약 세 가지를 설명하며 “계약직 분회 통합, 자사 출신 사장 배출, 내부 적폐 청산 등 세 가지는 무조건 지키겠다고 출범식 때 공식적으로 선언했다”라며 “계약직 분회와의 통합은 최근 이뤄졌고 남은 두 공약은 아직 지키지 못했지만 꼭 공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선언했다.

%EA%B9%80%EC%9E%AC%EC%98%81.jpg결국 지배구조의 문제내부식민지로 인식

김재영 충남대 교수는 대전MBC의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는 “결국 대전MBC의 대주주는 서울MBC이고, 서울MBC의 대주주는 방송문화진흥회라는 공적 법인”이라며 “서울MBC에서 인사적체가 생기니까 이러한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MBC로 사람들을 보낸다. 그런데 다른 지역 MBC는 반발하지만 대전MBC는 단 한 번도 반발한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MBC에서 내려온 사장은 지역에서 비전을 세우고 개선을 할 수 조차 없고, 하려는 의지도 없다. 그냥 자리를 지키기 위해 왔다 간다는 인식이 크다. 때문에 ‘내부식민지’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며 “결국 문제는 서울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사장이 되는 구조상의 문제다. 이러한 구조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모든 문제 해결의 시작점”이라고 주장했다.

%EC%9D%B4%EA%B8%B0%EB%8F%99.jpg자사 출신 사장 배출해야지역과 소통 필요

여기에 이기동 사무국장도 과거 사례를 들며 한마디 거들었다. 그는 “오래전 KBS대전방송총국장으로 곽영지 총국장이 임명된 적이 있다. 총국장 인사가 난 뒤 곽영지 총국장이 간부들과 함께 지역 시민단체 인사들을 만나러 찾아온 기억이 떠오른다”라며 “지역 출신 인사들은 적어도 지역사회에 관심이 있고 지역과 소통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결국 대전MBC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사안은 지배구조의 개선”이라며 “서울에서 쟁쟁한 사람들이 내려오더라도 대전MBC가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체계로 갈지 고민하지 않는다. 지역 인사들이 경영을 맡게 된다면 최소한 고민은 하지 않을까 싶다”고 피력했다.

이와 함께 “결국 내부 구성원들이 나서야 한다. 외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라며 “구성원들이 이러한 상황을 공론화하고 고통스럽더라도 적극적으로 싸워야한다. 그래야지 외부에서 연대를 통해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C%9A%B0%ED%9D%AC%EC%B0%BD.jpg내부의 적폐 드러나고 반성이 있어야시민사회 다양한 방법 모색

우희창 공동대표도 이기동 국장의 주장에 동의하며 “내부의 적폐가 밖으로 드러나야만 언론을 장악하고 있는 적폐세력들이 두려움을 갖게 된다. 결국 내부 인사들의 반성이 있어야 외부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민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야 한다. 단순히 1인 시위를 하거나 기자회견을 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재밌게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과거 CBS에서 권호경 사장 사퇴운동을 하면서 ‘인간띠’를 만들어 CBS를 포위한 적이 있다. 이렇듯 상징적으로 대전MBC를 포위하는 등 외부에서 강하고 재밌는 활동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기동 사무국장도 “민언련 차원에서도 어떻게 확장할지 고민하고 있다. 과거 탄핵 정국때 시민사회단체에서 헌법재판관들에게 엽서쓰기 등을 했는데 이러한 점을 착안해 ‘이진숙 사장에게 엽서쓰기’를 하거나 SNS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틀을 만들어 사람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88개 지역 시민단체들이 연대한 ‘국민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 등을 통해 계속 여론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모두 102일간의 대장정에 나서자

2시간여 진행된 좌담회는 이한신 위원장의 작은 소망과 함께 마무리 됐다.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운을 띄운 그는 “올해 창사기념식이 9월 26일이다. 이때 창사기념사를 이진숙 사장에게 듣지 않는 것이 개인적인 소망”이라고 밝혔다.

이에 모든 참가자들은 “창사기념일까지 102일 남았다. 이진숙 사장 퇴진을 위해 102일 대장정에 나서자”고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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