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MBC 뉴스데스크와 KBS대전 뉴스9의 오프닝 모습.

지역 뉴스와 프로그램·라디오축소·결방재방송으로 대체

시민들 빈약한 뉴스그나마 남았던 시청자도 떠날 듯

MBC와 KBS 노조의 동시파업이 시작된 가운데 두 공영방송의 파행이 불가피했다.

특히 지역 공영방송인 대전MBC와 KBS대전방송총국의 기자·PD·작가 등 구성원 대부분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지역 뉴스는 물론 지역민들에게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이 축소되거나 결방됐다. 이는 대부분 재방송으로 대체되면서 방송의 양적·질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파업 첫날인 4일 진행된 대전MBC 뉴스데스크는 방송에 앞서 “MBC 노조의 파업으로 대전문화방송의 뉴스와 각종 프로그램이 오늘부터 당분간 축소 또는 중단”된다면서 TV뉴스는 평일 뉴스데스크만 5분가량 방송되고, 라디오 뉴스는 오후 3시와 9시에 진행된다고 알렸다. 또 “‘시사플러스’, ‘아침이 좋다’ 등 편성 프로그램도 당분간 불방”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5분 동안 진행된 뉴스는 민망할 정도였다. 정확히 일주일 전인 지난달 28일, 대전MBC 뉴스데스크는 리포트 5개와 단신 2개로 이뤄진 반면 이날 방송된 대전MBC 뉴스데스크에는 단신으로만 처리됐다.

또 KBS대전방송총국은 이날 가장 인기 있는 지역프로그램인 ‘TV 이웃 다정다감’을 결방하고 ‘동물의 왕국’으로 대체했다. KBS 1TV를 통해 매주 월~목요일 오후 5시 40부터 6시까지 20분간 방송되는 ‘TV 이웃 다정다감’은 대전·세종·충남 지역의 중요한 소식은 물론 생활 밀착형 정보, 고향마을 사람들의 구수한 이야기, 다양한 문화예술 소식까지 다루는 지역 대표 프로그램이다.

이와 함께 KBS대전 뉴스9은 이날 리포트 2개와 단신 1개로 뉴스를 꾸렸지만 전체적인 뉴스 의 양이 확연히 줄었다. 평소 12분께 진행되던 로컬 뉴스시간이 5분으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또 새벽 6~7시에 진행되는 ‘뉴스광장’의 로컬 뉴스시간은 10분에서 5분으로 줄었고, 아침 9시 30분~10시에 진행되는 ‘뉴스 930’의 로컬뉴스는 아예 삭제됐다.

이날 대전MBC 뉴스를 시청한 한 시민은 “평소보다 뉴스 시간이 많이 줄었고, 볼만한 기사가 하나도 없었다”며 “파업의 정당성은 이해하지만 이대로라면 그나마 남았던 시청자들도 떨어져 나갈 것이 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파업에 참여한 대전MBC의 한 노조원은 “방송 파행으로 시청자들께 죄송한 마음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극단적인 파업을 선택한 이유는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라면서 “언론부역자인 이진숙 대전MBC사장과 최혁재 보도국장이 있는 한 대전MBC는 시청자들을 위한 방송을 할 수 없다. 이들이 물러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해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방송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MBC 노조는 5일 오후 2시 대전MBC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연 뒤 퇴근시간을 이용, 대전 주요도로에서 피켓과 현수막을 이용한 선전전을 펼칠 계획이다. 또 KBS대전의 2노조도 이번 파업의 정당성에 대한 홍보와 함께 정지환 총국장의 퇴진 요구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