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MBC노조가 지난 13일 국장단 회의를 항의 방문해 보직자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총 13명 중 1명 제외한 12명 전원 사퇴

노조 늦었지만 환영이후 투쟁 계획 다시 검토할 것

대전MBC 보직자 13명 중 1명을 제외한 12명이 보직 사퇴했다. 이는 이진숙 사장 체재의 붕괴와 동시에 대전MBC의 정상화가 시작된 것으로 해석된다.

대전MBC와 전국언론노조 대전MBC 지부(지부장 이한신) 등에 따르면 오승룡 경영기술국장 등 8명의 보직자가 20일 보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7일 최혁재 전 보도국장과 명신환 전 영상부장, 신영환 전 편집부장, 김지훈 전 취재부장 등은 이미 보직을 사퇴한바 있다.

이날 사퇴한 보직자들은 △오승용 경영기술국장 △ 장래균 편성국장 △우경수 경영심의부장 △최종명 방송기술부장 △이광원 광고부장 △서주석 사업부장 △이재우 제작부장 △이은표 편성기획부장 등 8명이다. 이로써 대전MBC의 보직자는 김미리 광고사업부장만 남게 됐다.

이에 대해 대전MBC 구성원들은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다. 특히 다음달 7일 예정되어 있는 MBC사장 선임과 함께 대전MBC의 사장 교체도 기정사실화되고 있어 대전MBC 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대전MBC노조 관계자는 “늦었지만 이번 보직사퇴에 대해 환영한다. 대전MBC가 정상화를 찾을 수 있는 최소한의 돌파구가 마련됐다”며 “식물사장이었던 이진숙 사장은 이번 보직자 사퇴에 대해 ‘개탄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는 마지막 몸부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보직자 사퇴로 향후 투쟁수위와 현재 전면파업 기조에 대한 변경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조합원들과 함께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전MBC 사옥에서 열린 파업 78일차 집회에 전국 지역MBC지부장들과 함께 참석한 김연국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장은 “이진숙 사장을 호위하던 보직자들이 사퇴한 것은 이미 승리한 것과 다름없다”며 “MBC본부와 각 지역MBC 소속 조합원들의 관심사는 대전을 향해 있다. 대전지부 조합원들을 지지하며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밀실에서 이뤄졌던 지역MBC 사장 선임과 공모절차는 앞으로 구성원들과 시청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이미 승리한 대전지부 조합원들은 앞으로 지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 17일부터 사옥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한 대전MBC 조합원들은 오는 23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국정원법 등 위반 등으로 고소당한 이진숙 사장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