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전국기자협회와 KBS 전국촬영기자협회가 29일 KBS 대전방송총국에서 제작거부 출정식과 함께 정지환 총국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KBS 전국기자협회·전국촬영기자협회, 29일 출정식

KBS 대전방송총국 기자, 촬영기자 등을 포함, 지역 KBS 기자들로 이뤄진 KBS 전국기자협회와 전국촬영기자협회가 29일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이들은 KBS 대전방송총국에서 출정식을 여는 동시에 정지환 KBS 대전총국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KBS 전국기자협회 및 전국촬영기자협회에 소속된 기자들과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 등 지역시민사회단체 관계자 180여명은 이날 KBS 대전방송총국에 모여 출정식을 열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지역에서 근무하는 취재기자, 촬영기자들에게 KBS의 신뢰도 및 영향력 하락은 직격탄”이라면서 “지난해 전국기자협회와 전국촬영기자협회를 분노하게 한 성주사드보도 사태는 공영방송 KBS가 얼마나 망가졌는지 보여준 사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박근혜 정권의 과오를 덮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합리적인 요구에 대화는커녕 징계로 대응하는 게 공영방송 KBS 경영진의 맨 얼굴”이라면서 “그 정점에는 고대영 사장이 있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도 고대영 사장은 사과도 반성도 설명도 없다. 오히려 보도참사의 주범인 정지환 전 보도국장을 대전총국장으로 발령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와 함께 “이 때문에 우리는 KBS의 미래와 생존,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 찾는 길에 나선다”면서 “그 길은 명확하다. 고대영 사장을 몰아내고 그에게 부역한 무능한 간부를 쫓아내고 공영방송을 다시 세우는 것”이라면서 고대영 KBS 사장, 이인호 KBS 이사장, 정지환 KBS 대전총국장 등에 대한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기동 대전충남 민언련 사무국장도 “대전의 상황이 아쉽다. MBC를 망친 이진숙 사장이 대전MBC 사장으로 발령된데 이어 정지환 KBS 대전총국장도 발령됐다. 이런 상황을 지역 사회도 많이 반성했다”라며 “얼마나 무기력하고 자긍심을 지키지 못했으면 두 부역자가 공영방송 수장으로 오게 됐는지 참담하고 처참하다. 그러나 함께 끝까지 싸워 국민의 품으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훈 KBS 기자협회장은 이 자리에서 “처음에 협회장을 할 때 ‘우리가 위기다, 급하다, 큰일났다, 마지막 기회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지금이 다시금 시작인 듯하다”라면서 “KBS의 희망은 여기에서 시작되는 듯하다.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일으키듯 공영방송 KBS를 다시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이현진 KBS노동조합 위원장은 “아마 서울기자, 주제기자, 촬영기자 등이 본사 KBS가 아닌 지역에 모인 것은 처음일 듯하다”라고 웃으며 “오늘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가는 전국 기자협회, 본부노조 등과 함께 연대해 끝까지 승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BS 전국기자협회의 제작거부에 동참하겠다며 보직에서 물러난 김종명 KBS 순천방송국장은 “국민들은 지난 세월 KBS가 얼마나 망가졌는지, 우리의 뉴스가 얼마나 무너졌는지 따끔하게 질책했다”라면서 “내부적으로 시스템, 인사 등이 망가진 상황에서 후배들에게 ‘우리도 명예로웠던 시절이 있었다’고 말해주고 싶다. 함께 해 국민의 방송으로 돌아가자”고 밝혔다.

한편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와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일명 KBS 2노조)는 오는 9월 4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KBS 노동조합(일명 KBS 1노조)은 9월 7일부터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KBS, MBC 등 두 공영방송 노조의 총파업은 2012년 이후 5년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