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로 대전광역시 유성구 도룡동 2015.7.jpg

대전MBC 사옥(네이버 지도 캡처)

대전MBC 창사 첫 민주방송실천위원회 보고서

이진숙 사장의 지나친 중동사랑이 빚어낸 참사

대전MBC 민주방송실천위원회(이하 민실위)는 지난 3년간의 방송을 모니터한 뒤 “이진숙 사장 취임 후 지나친 중동사랑으로 대전MBC가 알자지라방송 대전지사가 되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민실위는 지난 3년 동안 대전MBC가 지역의 감시자, 대변자로서 제 역할을 다 했는지 되돌아보고 스스로의 반성과 함께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바탕으로 재발 방지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총 30쪽 분량의 보고서를 펴냈다.

이번 보고서에는 지난 3년간 대전MBC는 촛불집회에 대한 지연, 축소보도와 기계적 중립으로 공영성이 훼손되고, 지역에 뿌리내린 다양한 NGO의 목소리와 갑을오토텍 사태 등 노동계의 민감한 이슈가 실종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이진숙 사장 부임 이후 지역민의 눈높이 대신 중동 관련 뉴스를 송출하는 등 구성원들 스스로 ‘알자지라 방송 대전지사’라는 오명을 썼다는 내용이 가장 눈에 띈다.

민실위는 보고서를 통해 “지역 언론으로서의 역할과 방송의 공공성을 망각한 방송의 사유화가 됐다”며 “그 발단은 2015년 3월 이진숙 사장의 부임이후 시작됐다. 지난 3년여 동안 대전MBC 뉴스는 지역민의 눈높이 대신 이진숙 사장의 눈높이에 맞추어졌다”고 비판했다.

2015년 5월에는 온 나라가 메르스로 국가적인 비상상황에 처한 상황에서도 현업 기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행주의 지역이던 요르단 취재가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민실위는 “이진숙 사장은 자신이 직접 이집트 대통령과 인터뷰를 진행했고 이는 다시 뉴스로 포장돼 대전·세종·충남지역에 무려 4분여간 방송됐다”며 “이는 지역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이집트에 투자하라’는 뉴스를 위해 자사의 취재·제작 인력 10여 명이 서울로 출장까지 가는 일까지 빚어졌다”고 내둘렀다.

또 “이진숙 사장 개인의 친분관계에 의해 지역성과는 전혀 연관이 없는 사람들이 출연하고 서울과 부산에서 열리는 아랍문화제를 문화계 소식이라고 전하기까지 했다”며 “특히 이진숙 사장 본인이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총회에 참석해 연설한 것을 뉴스에 두 번씩이나 인터뷰로 넣어 방송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중동 관련 뉴스가 계속해서 송출되는 사태에 구성원들은 대전 MBC가 ‘알자지라 방송 대전지사’가 됐다고 한탄하며 부끄러움에 얼굴을 들 수 없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민실위는 보고서를 외부로까지 공개하게 된 이유에 대해 “시청자가 최우선이 아닌 사장이 최우선인 방송이 대전MBC의 지난 3년여의 현실”이라며 “지금 대전MBC 뉴스는 기로에 서 있다. 처절하고 용기있게 반성하고 지역 시청자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