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MBC 노조 "지역MBC 대표가 감사만도 못하냐"..21일 면접 후 내정

김환균 대전MBC 사장이 MBC 감사 공모에 응모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1년 김 사장 취임 인터뷰 당시 모습. 지상현 기자


김환균 대전MBC 사장이 MBC 감사 공모에 응모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1년 김 사장 취임 인터뷰 당시 모습. 지상현 기자



김환균 대전MBC 사장(62)이 본사인 MBC 감사 공모에 지원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0일 대전MBC 노사에 따르면 김 사장은 이달 초부터 시작한 MBC 감사 공모에 응모했으며, 지난 14일 서류평가 결과 3명으로 압축된 후보자 명단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21일로 예정된 방송문화진흥회 정기이사회에서 면접평가를 거쳐 최종 MBC 감사가 내정된다.

지난 2021년 3월 15일 대전MBC 사장으로 취임하며 임기 3년을 시작한 김 사장은 임기 도중 자리 이동을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대전MBC 노조가 즉각 반발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대전지부(대전MBC 노조, 위원장 이교선)는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2년 전 2021년 3월 15일 취임일성으로 '동지'를 외쳤던 사장"이라며 김 사장을 겨냥한 뒤 "본사 출신, 언론노조위원장 출신이라기에 경영 능력 검증없이 자사 출신 사장을 다시 고수할 기회도 없이 한없이 믿어드리지 않았던가"라고 적었다.

또 "취임사에서 대전에 내려오는 차에서 바라본 서해 낙조처럼 임기 3년이 아름답기를 원한다고, 또 어느 해에는 비바람, 눈보라가 몰아칠 때 가장 앞장서 먼저 맞겠다고 하지 않았던가"라며 "불신무립(不信無立)이라는 말로 노사의 상호 신뢰를 강조하던 말들은 또 무엇인가"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이제 서울 출신 사장의 지역에 대한 책임경영은 한낱 수사에, 언제든 내팽겨쳐질 수 있다는 자조만 남았다"며 "필요할 때는 그리 지역성을 강조하더니 호시탐탐 서울 자리를 엿본 행보에 어안이 벙벙하기만 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런 뻔뻔한 행보가 책임경영이라면 어느 누가, 어느 지역이 본사 출신 사장과 함께 지역MBC의 위기를 한마음 한뜻으로 극복하려 몸부림치겠는가"라며 "나날이 황폐해져가는 지역 미디어 환경 속에서 틈만 나면 서울 바라기의 민낯을 드러내는 사장들에게 분명히 경고한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역성의 보루인 16개 지역MBC 대표는 서울 감사만도 못한 자리인가. 대전을 비롯한 지역 구성원들의 바스라진 자존심은 누가 어루만질 것인가"라면서 "지역행을 위해 내걸었던 감언이설에 책임져랴. 대전MBC 대표로서 부끄럽고 무책임한 행보를 사과하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서울대를 졸업한 뒤 1987년 MBC에 PD로 입사해 MBC에서만 잔뼈가 굵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휴먼다큐멘터리 사랑 2008>, 등 MBC의 주요 시사 교양 프로그램이 그의 손끝에서 시작됐으며, PD수첩은 직접 진행을 맡기도 했다.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을 거쳐 지난 2021년부터 대전MBC 사장을 맡아 왔다.

김 사장은 대전MBC 사장 취임 초기 <디트뉴스24>와의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제 임기 동안 대전MBC가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주춧돌을 놓고, 먼 훗날 제가 놓은 주춧돌 덕분에 좋은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임기를 마치지 않은 채 본사로 올라가기 위해 감사을 원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김 사장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MBC가 엄중한 상황에서 누구든 나서서 바람막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감사에)지원했다"면서 "지역 구성원들은 당연히 섭섭한 게 있을 것이고 정서적 불만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노조의 반발을 에둘렀다.

김 사장이 대전MBC를 떠나 MBC 본사로 이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출처 : 디트NEWS24(http://www.dtnews24.com)

김환균 대전MBC 사장, 본사 감사 지원..노조 비판 성명 < 미디어비평 < 언론계 < 기사본문 - 디트NEWS24 (dt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