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시장, "조직안정과 경영수익개선에 집중"
전문가들, 언론사 실적과 대전시티즌 특수성 연관 무의미 지적
대전시 안팎, "선임했으니 일정기간 지켜본 뒤 비판해야"




언론인 출신인 최용규 대전시티즌 대표가 임명되면서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왼쪽)이 언론인 출신인 최용규 대전시티즌 대표(오른쪽)를 임명되면서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전시민구단 대전시티즌을 운영할 적임자로 구단주인 허태정 대전시장은 자신의 대학 같은 과 선배인 최용규 대표이사 사장을 임명했다.

허 시장은 대학 선배이자 축구와는 전혀 무관한 최 대표를 임명하면서 지역사회에서 논란을 자초한 가운데 축구계를 중심으로 엇갈린 평가가 여전하다.

사실 지역 사회나 축구계 모두 허 시장이 최 대표를 임명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 박수보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축구 비전문가에다 경영을 직접 진두지휘한 것이 아니어서 경영전문가라고 분류할 수도 없는 최 대표다보니 과연 허 시장의 인사가 적절했느냐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았다.

특히 허 시장이 최 대표를 선임하면서 언급한 최 대표의 역량, 즉 "언론사 사업국장으로 활동하고, 광고 유치 등 좋은 성과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도 의문 부호를 켠 전문가들이 다수였다.

한 축구 전문가는 "허 시장은 최 대표와 관련해 언론사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광고 유치 등의 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대전시티즌 사장으로 임명했다고 말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최 대표가 근무한 중앙언론사와 대전시티즌은 기업구조나 영업방식이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최 대표가 광고사업국장으로 있던 언론사는 기업 등에게 광고나 후원을 요청하면 어렵지 않게 실적을 올릴 수 있겠지만 대전시티즌은 상황이 전혀 딴판"이라며 "1부리그도 아닌 2부리그에 있는 팀에게 광고나 후원을 해 줄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대전시티즌에 대한 후원은 최 대표가 혼자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며 "아무리 좋은 인맥을 갖고 있는 사람이 대표를 맡고 있다고 해도 대전시장이 역할을 해주지 않으면 허 시장이 바라는 경영수익 개선이 쉽지 많은 않을 것"이라고 비판적인 의견을 개진했다.

한 축구계 인사는 "일단 임명됐기 때문에 최 대표가 잘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지만 마음처럼 광고나 후원을 받기는 녹록치 않을 것"이라며 그리 밝지 않은 전망을 내놨다.

반면 역대 언론인 사장들이 비교적 원만하게 구단을 운영했다는 점을 감안해 최 대표도 평균작 이상은 될 것이라는 희망섞인 의견도 나온다. 대전시티즌을 거쳐간 18명(권한대행 포함)의 역대 사장 중 언론인 출신은 3명이었다.

지난 2005년 5월부터 2006년 7월까지 대전MBC 보도국장을 지낸 강효섭 사장을 비롯해 대전일보 사장을 지낸 이윤원 사장이 2006년 8월부터 2007년말까지 구단을 운영했다. 2012년 5월부터 2013년 12월까지는 중앙일보에서 몸담았던 전종구 사장이 대전시티즌을 맡기도 했다.

언론인 출신 사장들은 비록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과 일부 부침이 있긴 했지만 대체로 소신껏 구단을 운영하려 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런 측면에서 최 대표도 일정 기간 지켜본 뒤 경영실적 등을 평가해도 늦지 않다는 관망론도 존재한다.

대전시티즌 주주라고 밝힌 한 인사는 "최 대표가 언론인 출신답게 소신을 갖고 구단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본인도 경영수익 개선에 대해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올 시즌이 끝난 뒤 연말까지 구단을 운영하는 모습을 본 뒤 잘잘못을 따져도 된다"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들도 비슷한 뉘앙스의 멘트를 했다.

최 대표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맞다"며 "외부 스폰서, 후원, 광고 이런 것들 열심히 해야 하고, 시티즌 내에서 할 수 있는 수익창출 모델은 없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최 대표가 과연 주주인 대전시민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