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대전언문연 세미나, 지방 언론 활로 차원에서 적극 대응 필요

대전언론문화연구원은 8일 오후 2시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컨벤션홀에서 지방선거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우측부더 윤희일 경향신문 전국부 부장, 나인문 충청투데이 부장, 이승선 충남대 교수, 김선미 대전문화연대 대표, 류호진 디트뉴스24 편집국장, 이기동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지역 언론이 6.2지방선거보도를 통해 자신의 존재가치와 존립의 필요성을 확실하게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승선 충남대 교수(언론정보학과)는 8일 오후 2시 대전 문화예술의 전당 컨벤션홀에서 사단법인 대전언론문화연구원(이사장 정재학)이 주최한 ‘6.2지방선거와 보도초점’이란 세미나에서 “지방선거는 지역 언론이 왜 필요한지, 지역 언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지역민들에게 확인해 줄 수 있는 매우 적절한 기회”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6.2지방선거보도는 다음과 같은 2가지를 중심으로 전개 되어야한다” 며 “첫째, 유권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후보자에 대한 심층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둘째, 단순한 경마식 보도가 아니라 '정책선거'가 될 수 있도록 언론이 선거의제를 견인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지역의 정부가 제대로 정책자원을 배분하고 한편, 지역의 의회가 효과적으로 이를 감시, 견제하기 위해서는 지역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히고 “선거에서 좋은 일꾼을 뽑기 위해서는 언론이 알찬 정보를 지역 유권자들에게 전달해 주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는 지역 신문 및 방송, 인터넷신문 등 언론 종사자를 비롯한 언론관련 시민단체, 학계 인사들이 참석해 지역 언론 발전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토론의 장도 마련됐다.

토론은 김선미(대전문화연대 공동대표)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류호진(디트뉴스24 편집국장), 윤희일(경향신문 전국부 부장), 나인문(충청투데이 정치부장), 이기동(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윤희일 경향신문 전국부 부장.

윤희일 경향신문 전국부 부장은 “그동안 언론이 독자, 즉 언론 소비자들의 심리를 제대로 읽어내는데 (그것이)부족했다”면서 “유권자 중심의 보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윤 부장은 또 “지방신문들은 적어도 지방선거 한 달 만이라도 선거 색션판을 만들어 시장, 구청장 뿐 아니라 시의원과 구의원, 교육위원 등 각급 후보자들에 대한 중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신문 구독자 확충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면서 지방신문들의 과감한 변화를 주문했다.

   
나인문 충청투데이 정치부장.

나인문 충청투데이 정치부장은 “지역 언론들이 주독지냐 병독지냐, 열독률 등에 대해 고민을 해 오고 있으며 양질의 기사를 독자들에게 제공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으나 현실적인 안력 부족 등으로 어려움이 있다”면서 “후보자에 대한 정보나 정책, 공약의 실현가능성 등에 대한 검증을 위해 보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 부장은 이어 “후보자들이 내 놓은 공약 등에 대한 검증이 시간부족, 지면제한이라는 조건에 뒤로 밀리는 경우가 있지만 책임감을 갖고 공정하게 보도를 하려고 한다”면서 “유권자들도 후보자들의 공약에 대해 검증해 보려는 의식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호진 디트뉴스24 편집국장.

류호진 디트뉴스24 편집국장은 “디트뉴스가 2004년부터 지방 선거와 총선을 거치면서 성장을 거듭해 왔다”고 소개를 한 뒤에 “지방신문들도 중앙언론이 다루기 어렵고, 따라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지방선거를 기회로 지역 언론의 존립 가치를 확인하고 생존의 기회를 삼을 필요가 있다”며 이승선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류 국장은 이어 “지역 언론의 부족한 부분을 지적만 할 것이 아니라 지역에 있는 교수, 변호사 등 전문가나 시민사회단체 간부들이 적극 참여해서 지방 선거에 대한 이슈를 찾아내고 또 그것을 기사화해서 제대로 된 선택을 도와 줄 필요가 있다”면서 전문가들의 지역 언론 참여를 주문했다.

   
이기동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

이기동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은 “지역 언론이 후보자 중심의 보도에서 벗어나 유권자 중심의 보도, 즉 유권자들이 궁금해 하고, 또 지역의 주요 의지, 아젠다에 대한 후보자들의 입장 등을 집중적으로 보도해 줄 필요가 있다”면서 “이런 관점에서 지역 언론에 대해 감시하고 또 주문을 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또 “선거 기간 중에 나온 쟁점이나 이슈 등이 선거가 끝난 뒤에 모두 사라지는 것은 문제”라면서 “지역 언론에서는 선거 과정에서 나온 여러 가지 공약이나 이슈, 쟁점을 끊임없이 검증하고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를 처음부터 방청한 김세원 혜천대 교수는 “독자들이 원하는 뉴스가 뭔지, 기자들이 알려고 노력을 하고 그에 맞는 보도를 해야 한다”면서 “예를 들면 최근 각 당별로 이뤄지는 공천심사위원회에서 공천이 결정 됐을 때 특정인이 공천이 된 이유 등 공천 뒷이야기를 (독자들은)궁금해 한다”고 구체적인 예를 들기도 했다.

   
김선미 대전문화연대 대표.

사회를 본 김선미 대전문화연대 대표는 “오늘 세미나는 지역 언론들이 어떤 시각을 갖고 지방선거를 취재해야 하는지, 또 어떤 관점에서 다뤄야 하는지를 고민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고 정리를 하면서 “지역 신문들은 생존 차원에서라도 변화된 유권자들의 의식, 또 독자들의 관심에 맞춘 유권자 중심의 보도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어 “선거에 대한 관점과 기사 소재도 중요하지만, 유권자들의 관심에 적합한 즐거움을 주려는 노력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 언론 종사자들의 끊임없는 고민을 주문했다.

<다음은 이승선 교수의 지방선거와 언론의 역할에 대한 논문 요약> 

   
이승선 충남대 교수.

지역의 정부가 제대로 정책자원을 배분하고 한편, 지역의 의회가 효과적으로 이를 감시, 견제하기 위해서는 지역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선거에서 좋은 일꾼을 뽑기 위해서는 언론이 알찬 정보를 지역 유권자들에게 전달해주어야 한다. 그래서 지역 언론을 지역 민주주의의 견인차라고도 부른다.

지방선거는 지역 언론이 왜 필요한지, 지역 언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지역민들에게 확인해 줄 수 있는 매우 적절한 기회이다.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선거에 비해 특히 지방선거는 지역 언론이 권역 내에서 스스로 의제를 발굴하고 견인해가면서 지역 언론 스스로의 존립가치와 생존을 위해 6.2지방선거에 임해야한다.

지역민의 관점과 수도권 거주자들의 관점이 같지 않다는 점이다. ‘세종시’ 정책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전충청권 지역민들의 생각과 다른 지역 거주자들의 생각은 상당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정책에 대한 찬반, 호불호를 떠나 최소한 서울과 수도권 거주자 혹은 이들 지역에 본거지를 둔 전국단위 언론의 의제와 대전충청권의 의제는 서로 같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권역 내에서 어떤 언론매체가 의제를 창출하고 여론을 형성하는데 기여해야 하는가를 시사한다.

중앙언론으로서는 한계가 있는 '지방선거보도‘를 통해 ‘지역 언론’의 진면목을 아낌없이 지역민들에게 펼쳐 보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지역 언론에 주어진 셈이다.

지방자치제도의 성공이나 지역민주주의의 활성화를 위해 지역 언론이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정책선거를 이끌어야 한다. 필자는 ‘지방선거보도’가 지역 언론의 존재를 인식시키고 존립의 필요성을 지역 사회에 확산시키는 기회라고 판단한다.

대전충청권 언론의 선거보도에 대한 평가, 수용자의식조사 결과 여러 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개선의 여지는 제시되었다. 대전.충남선거보도 모니터단 방송팀은 2006년 5.31지방선거보도에서 대전지역 방송사가 대전과 충남의 과제를 선정해 주제별로 후보자들의 공약을 비교하는 등 연속 보도를 2주간에 걸쳐 내보낸 점 등을 방송보도의 가능성이라고 평가했다 (대전.충남선거보도 모니터단 방송팀, 2006).

지역신문의 경우도 전체적으로 아직 미흡한 수준이지만 그러나 정책검증 및 유권자 중심보도를 위한 노력은 향후 선거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후보자, 정당 중심의 보도관행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지만 무엇보다 시민사회와 연계한 정책검증을 시도하고 유권자 의견을 지면에 반영하는 등 이전 선거에 비해 진일보했다고 평가했다. 중도일보의 유권자 참여지면 ‘5`31지방선거 후보자에 묻는다.’, 충청투데이가 지방선거대전연대와 공동기획한 대전지역 광역, 기초단체장 후보에 대한 정책검증 보도, 대전일보의 ‘5`31 이런 사람 뽑겠다.’ 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추후 가능성을 제시했다.

운용 가능한 인력 등의 면에서 지역 언론이 매우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고 또 선거보도상의 바람직하지 못한 문제점에 대해서도 누누이 확인해 왔다. 바람직한 선거보도가 무엇인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각 부문 언론 종사자의 개별적인 노력은 물론 신문과 방송, 언론종사자와 언론시민단체, 지역시민단체, 학계 등의 긴밀한 ‘협력’ 시스템이 절실히 요구될 때다. 특히 지역 언론에게 이번 지방선거는 ‘선거에 기여 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지역 언론의 존재가치’를 확인해야 할 이벤트라고 할 것이다. 지역 언론의 존재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지역의제’를 발굴, 보도하는 것, 정책검증보도를 확산하는 것 등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 전에 지역에 유통되는 지역정보의 양 자체를 활성화하고 질적으로 심화시키는 지역신문과 지역방송, 지역 언론관련단체들의 협업이 더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지역에 연고가 많은 특정 정당 중심의 언론보도는 ‘언론시장’, ‘언론판매’ 관점에서 적절한지, 다시 한 번 더 심각하게 고민해보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대전충청권 언론시장의 잠재역량은 나쁘지 않은데 왜 지역 언론을 외면하는지, 혹은 지역 언론시장으로 지역거주자들을 끌어올 수 없는지, 선거보도 쟁점에서 다퉈봐야 한다. 혹시 대전충청권의 경우 ‘지역민’과 ‘지역거주자’를 구분할 필요가 있는가, 만약 그러하다면 언론보도의 정체성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 등에 대해서도 탐색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