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언론문화연구원, 25일 기자실 개방시대적 흐름이다’ 세미나 개최

충남대 김재영교수, ‘초연결 사회에도 기자실은 유효한가주제 발표

충남도청 기자실 개방을 두고 갈등이 일고 있는 가운데 “기자실에만 집착하는 언론은 자연 도태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대전언론문화연구원(이사장 정재학)은 25일 오전 10시 대전세종연구원(옛 충남도의회) 2층 대회의실에서 ‘기자실 개방, 시대적 흐름이다’란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영상보기: 기자실 개방, 시대적 흐름이다.

김선미 칼럼니스트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는 김재영 충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주제 발표했고, 심규상 오마이뉴스 대전·충청본부 기자, 양선희 대전대학교 글로벌융합창의학부 교수, 이기동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 정찬욱 한국기자협회 정책기획단장(연합뉴스 대전충남취재본부 취재국장)이 패널로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재영 교수는 주제발표 ‘초연결 사회에도 기자실은 유효한가?’를 통해 “국민의 알권리 실현을 위해 폭넓은 자유를 누리는 언론사 입장에서나, 가치 있는 뉴스·정보를 생산·유통함으로써 시민사회의 공론을 활성화하는 정치·사회적 측면에서나 기자실을 유지함으로써 얻을 실익은 없다”며 “기자실에 집착하는 언론은 자연 도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2003년 발표된 한 논문에 따르면 전라남도 순천시의 경우 기자실을 폐쇄하자 지역 언론의 시정에 관한 홍보성 관급기사는 감소하고 비판성 기사가 증가했다. 또 스트레이스 기사가 줄어든 반면 기획취재 기사는 늘어났다”면서 “기자실이 운영될 때에는 맹목적인 인용 저널리즘이 만연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권력 감시뿐만 아니라 관점과 분석이 깃든 기획기사가 발굴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또 “기자실에 앉아있는 기자는 사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해 시민보다 더 잘 알 수 없다. 앞으로 기자가 할 일은 분석하고 해석하는 것”이라며 “기자실의 폐단이 어느 정도 인정되나 우리 사회 고유의 관행으로 자리 잡은 탓에 일률적인 제도적 조치로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취재·보도 과정에 필수적인 정보 접근성 향상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규상 기자는 “기자단의 언론 자유가 중요한 만큼 타 언론의 자유도 중시해야 한다. 기자단이 특권 의식을 버리고 기자실을 배타적 운영에서 개방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스스로의 기득권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자성이 이뤄지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언론사들이 지방정부 광고료에 대한 경제적 의존가 높아지는 것도 기자실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기자실에 상주하면서 출입처를 통제하고 광고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측면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 “지방정부도 차별적 기자실 제도를 폐지하고, 공공브리핑실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선희 교수는 “혁명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21세기 미디어 환경에서 1920년대에 등장한 기자실에 대해 물리적 공간과 기득권에 대한 미련과 집착보다는 선제적이고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네트워크화된 미디어 환경, 세계 1위의 스마트폰 뉴스 이용률을 보이는 국내 수용자에게 기자실이 과연 얼마나 의미 있는 뉴스 생산 거점이 될 수 있는지 인식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피력했다.

이기동 사무국장은 “충남도 기자실 논란의 핵심은 여전히 언론 종사자들이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다는데 있다”며 “지역 언론이 생존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 언론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기자실 중심의 출입기자단 제도에서 벗어나 책상머리가 아닌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찬욱 기획단장은 “자격을 갖춘 매체의 기자실 출입은 언론과 기사의 다양성 등을 위해서도 허용되어야 하지만 기자실 개방이라는 올바른 명제에도 그림자는 존재한다”며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이비 언론의 폐해는 기자실 운영의 독점적 사용 못지않게 없어져야 할 적폐”라고 밝혔다.

또 “무조건적으로 기자실을 없애기보다는 출입처별로 기사를 쓸 수 있는 공간은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자격을 갖춘 언론사에 한해 기자실을 개방하는 등 현실적인 취재환경을 고려한 개선안은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재영 교수는 “언론에 대한 외부의 개입이나 인위적인 재편은 위험하다”고 전재하면서도 “그러나 폐쇄적인 기자실 문화는 바꿀 필요가 있다. 기자실을 브리핑룸으로 전환하고 1인 미디어, 인터넷 매체 등 누구든지 올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날 정재학 대전언론문화연구원은 축사를 통해 “언론환경은 변화하고 있지만 기자들과 기자실은 변화하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충남도청 기자실 사태에서 알 수 있듯 일부 언론은 기자단 중심의 독점적 언론환경이 옳다고 여기는 상황”이라면서 “기자실을 기득권 언론이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옳은가를 따져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