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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정지환 총국장 취임식장 앞에서 직원들이 취임반대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기자 13기명 성명 발표

노조오는 8일 투쟁 방안 결정

지난 1일 취임한 정지환 KBS 대전방송총국장에 대한 내부비판이 거센 가운데 KBS대전 기자협회가 정 총국장에 대한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최선중 KBS대전 기자협회장을 비롯한 13명의 기자들은 정 총국장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정지환 선배께”로 시작하는 성명서는 “대전총국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 그 자리에서 스스로 내려오라”는 문장이 이어진다.

이들은 정 총국장을 인정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정연욱 기자 징계성 부당발령 △이정현 녹취록 사건 보도요구 묵살 △경북 성주 사드배치 관련해 전국기협회장과 소속 지회장을 옥죈 사실 △송명훈, 서영민 기자 징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보도 첫 한 달 간 방치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선배는 전화통화에서 팩트가 틀리다고 주장했고 징계나 감사는 본인의 권한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일부는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이 일들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보도국장의 역할이 적었다고 판단되지 않다”라며 “이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기자들은 KBS의 적폐가 청산돼야 한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정 총국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정 총국장의 임명과 관련,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대전지부는 오는 8일 열리는 집행부 회의에서 향후 투쟁 방안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정지환 선배께

대전총국장으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 자리에서 스스로 내려 오십시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속세에 찌든 사람이 고향을 떠나 산에 들어가 도를 닦았습니다. 스스로 득도했다고 느껴 하산합니다. 그와 마주친 고향 사람들은 깜짝 놀라 옆으로 물러섭니다. 나에게서 득도의 광채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자신의 얼굴이 아닌 자꾸 어깨를 쳐다보고 놀란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고개를 옆으로 돌렸습니다. 어깨 위에는 흉측한 새 한 마리가 앉아 있었습니다. 자신도 깜짝 놀라 자빠져 새를 쫓아내려고 합니다. 새는 달아나지 않습니다.

선배의 어깨에는 이런 것들이 놓여있습니다.

①정연욱 기자 징계성 부당발령 ②이정현 녹취록 사건 보도요구 묵살 ③경북 성주 사드배치 관련해 전국기협회장과 소속 지회장을 옥죈 사실 ④송명훈, 서영민 기자 징계 ⑤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보도 첫 한 달 간 방치

선배는 전화통화에서 팩트가 틀리다고 주장했습니다. 징계나 감사는 본인의 권한이 아니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일부는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위의 일들이 진행되는 과정에 보도국장의 역할이 적었다고 판단되지는 않습니다.

마음을 열고 고개를 돌리시면 보이실 겁니다. 본인도 깜짝 놀라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기자들은 말합니다. KBS의 적폐는 청산되야 한다고. 그래서 요구합니다.

대전총국장으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 자리에서 스스로 내려 오십시오.

-최선중 박장훈 홍정표 이정은 박지은 황정환 박병준 이연경 조은경 강욱현 유민철 이연경 홍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