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1일 PV 130~140만대로 급증
매일신문, 유튜브 ‘TV매일신문’ 투자 강화
강원일보, 코로나 브리핑 생중계때 수천명 접속


부산일보와 매일신문, 강원일보가 지난해 9월 지역 언론 중 처음으로 네이버 모바일 채널에 입점했다. 국내 최대 뉴스유통 플랫폼에 들어온 지역 일간지 3사는 그간 어떤 변화를 추진하고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뒀을까. 이 가운데 타 지역 매체가 참고할 의미는 없었을까.


입점 후 지난 반 년 간 지역 3사는 네이버 모바일 채널 내 상당한 구독자수를 확보했다. 부산일보는 70만을 돌파(8일 기준)했고, 매일신문은 59만7000여명(6일 기준) 수준이며, 강원일보는 최근 50만명을 넘었다. 상반기 혹은 연내 100만 네이버 구독자를 확보하는 지역 매체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모바일 PV증가로 전체 PV(하루 기준)가 대폭 늘어난 것도 변화 지점이다. 예컨대 부산일보는 당초 1일 PV가 40~60만이었지만 현재 130~140만 수준으로 늘었다. 기존 부산닷컴을 통한 뉴스 소비는 30~40만으로 떨어졌지만 네이버에서 하루 100만 PV 이상이 유지돼 전체적으로 2~3배가 증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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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희 부산일보 디지털에디터는 “모바일 독자의 지역별 현황을 보면 60% 이상이 수도권이다. 입점 전엔 디지털 뉴스 대부분이 소비되는 모바일 대응이 안 돼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지역뉴스의 전국화, 지역언론 활성화가 어느 정도 달성됐다고 보고 고무적으로 판단한다”며 “포털의 힘을 실감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양적 성과 이면에는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 시도와 영상 강화에서 나아가 조직개편까지, 여러 방식의 실험이 있었다. 부산일보의 경우 디지털 업무의 중심축인 디지털센터에만 기자·PD·개발자·SNS 에디터 등 28명 인력을 뒀다. 편집국을 취재 중심의 콘텐츠센터, 영상·SNS·속보 위주의 디지털센터로 재편하며 과감한 지원이 이뤄졌다. 내부에서 인정받는 젊은 기자를 디지털부서로 데려와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 생산을 맡기고, 기존 출입처는 부서통합 등을 통한 대부제 운영으로 커버하는 등 조직 전반의 변화가 따랐다.


매일신문은 입점 전부터 편집국과 별도 조직으로 디지털국을 두고 디지털 대응에 힘써왔다. 입점 후 기자 2명이 보강돼 현재 취재기자 7명 등 총 22명 인력이 소속돼 있다. 특히 지난해 1월부터는 유튜브 채널 ‘TV매일신문’을 통해 자체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영상 강화에 힘 쏟고 있다. 네이버 모바일 채널 입점이 과감한 투자와 시도, 의사결정의 모멘텀이 된 측면은 있지만 지역 언론의 현실을 고려할 때 이 수준의 인적·물적 투입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다.


이들 3사는 입점 후 처음으로 터진 지역발 전국급 이슈 ‘코로나19’를 겪으며 지면 중심 사고의 전환, 지역매체로서 포털에 대응한 콘텐츠 성격 등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고 설명한다. 양사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지역 내 경쟁매체가 적은 강원일보가 대표 사례다. 강원일보에선 그간 미흡했던 속보 대응이 코로나19를 거치며 활성화됐고, 지역 시청에서 이뤄진 ‘코로나 브리핑’ 페이스북 생중계에 수천명 지역민이 몰리는 현상을 보며 자연스레 기자들의 ‘디지털 마인드 함양’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강원일보 한 관계자는 “지역 내 시청의 코로나 브리핑 생중계에 수천명이 들어왔다. 한 곳에선 1000여명이 들어와 브리핑을 보다가 비판댓글을 다는 일이 벌어졌다. 시에서 겁을 먹고 생중계를 안 해줬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며 “재난 상황에서 지역신문의 허브 역할, 속보의 필요성, SNS의 영향력, 독자와 소통, 네이버의 확장성을 기자들이 체감하는 계기가 된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인력과 장비지원, 조직개편 등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국내 최대 뉴스유통 플랫폼에서 더 많은 독자를 우선 마주한 지역 3사의 과제는 ‘집토끼(지역독자) 지키며 산토끼(전국권 독자) 잡기’ 정도로 수렴된다. 포털 제휴를 전제하든, 그렇지 않든 지역 매체로서 살아남는 방법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이를 위해선 해당 지역이 수도권 등 일반 독자에게 어떻게 인식되는지 분석을 비롯해 기존 지역민 대상 콘텐츠와 어떻게 구분되는지 콘텐츠 성격에 대한 고민, 여기 기초한 생산, 유통이 필수적이다. 이미 3사는 페이스북엔 지역밀착 또는 단독 기사, 네이버엔 전국권 이슈와 지역 목소리를 담은 기사 배치 등을 하고 있는 상태다.


배성훈 매일신문 디지털국장은 “지역 관공서 등과 ‘100만 구독 이벤트’를 했는데 효과가 없었다. 현안이 벌어졌을 때 독자가 관심 있는 걸 해야한다는 자명한 사실을 재차 확인했다. 특히 단순한 팩트전달보다 칼럼, 사설처럼 견해가 들어간 콘텐츠가 많이 읽히더라. 대구경북의 독특한 정치색이 일반에 인식돼 있는 결과가 아닌가 싶다”며 “각 도 대표 지역언론이 더 포털에 들어가 전달될 수 있는 통로가 있어야 한다는 게 기본 생각이다. 타 지역매체와 ‘윈-윈’ 할 수 있는 협업도 더 많아져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