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방송되는 KBS1 ‘저널리즘 토크쇼J’는 ‘뉴스는 누구의 돈으로 만들어지나?’를 주제로 신문사들의 지국을 상대로 한 ‘부수 밀어내기’ 갑질 실태를 고발하고 새 신문이 곧바로 폐지로 팔려나가는 현장을 추적했다.


이와 함께 신문 유통 시장의 현실과 동떨어진 한국ABC협회의 부수공사 제도의 허점과 좋은 저널리즘이 만들어질 수 있는 좋은 수익구조에 대해서도 짚어본다.


지난달 21일 한국ABC협회가 각 신문사들의 2019년 발행부수 및 유료부수 인증 결과를 발표했다. ABC협회 조사 결과 전체 매체 중 1위는 조선일보(119만부)로 유료부수가 여전히 100만부를 넘었고 동아일보(73만부), 중앙일보(71만부)가 뒤를 이었다.


일부 언론들은 ABC조사 결과를 보도하면서 신문 산업의 위기 속에도 종이신문의 영향력이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ABC부수 공사와 달리 각종 통계 지표상에서는 종이신문의 구독자는 급격히 떠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수치가 아니더라도 주변에서 종이신문을 펼쳐든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다.


신문을 읽는 독자는 없는데 100만부 이상 꾸준히 발행되는 신문들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저널리즘 토크쇼J’ 취재진이 확인한 신문 유통 시장의 현실은 충격적이었다. 신문보급소에 쌓여있는 수천부의 새 신문들은 포장도 뜯지 않은 채 곧바로 폐지 수거업자에게 넘겨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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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토크쇼J’ 녹화 현장 [KBS]


취재진은 폐지 수거업자에게 넘겨진 새 신문들이 계란판 제조 공장으로 향하는 현장까지 포착했다. 한 신문보급소 지국장은 “(본사 발송부수의) 40%가 폐지로 나가는데 다른 지국에 비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지국장들은 구독자가 절반 이상 줄어들었는데도 “신문사들이 10년 전 발송부수와 동일한 부수를 내려 보내 이른바 ‘뜬 부수’를 반강제로 떠안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운영난에 시달리는 지국 입장에서는 허실 부수를 파지로 팔아서라도 운영비를 충당할 수밖에 없었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신문사들이 ‘부수 밀어내기’까지 하면서 부수 유지에 열을 올리는 이유에 대해 “광고비로 버는 돈이 전체 매출의 60%에 달하는 신문사들이 광고주들로부터 광고비를 더 받기 위해 (부수 부풀리기를)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준희 교수도 “부수가 유지돼야 구독료가 유지돼서 하는 것이 아니라 부수가 유지돼야 광고주에게 요구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BC협회의 부수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건 광고주들 역시 알고 있었다. 실제 기업체의 한 홍보 담당자는 “기업체 입장에서는 홍보비를 고정 비용이라고 본다. 신문 광고 비용을 줄이지 못하는 건 언론사와의 관계 때문”이라며 “언론사가 갑인 거고 기업 홍보는 을이다. 신문 광고는 차후에 발생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에 대비해 일종의 보험을 들어놓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송에서는 경언유착의 관계를 끊고 어떻게 바람직한 언론의 수익 구조를 만들어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다룬다.


정준희 교수는 “언론은 애초에 출발 자체가 구독 모형이었다”며 “구독이라는 뿌리를 잃어버린 채 광고로 기울어버린 현재와 같은 구조 속에서는 신문사가 살아남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 다시 구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공짜로 얻을 수 있는 뉴스라는 것은 낮은 수준의 광고지”라며 “시민들이 좋은 언론을 소비하는 습관을 가져야 언론이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저널리즘의 문제점을 파헤치고 고발하는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J’는 매주 일요일 밤 10시 30분 KBS 1TV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