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MBC 노조가 이진숙 사장의 출근시간에 맞춰 피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8일 오후 5시께 사직서 제출퇴직금 때문?

대전MBC 노조 사필귀정다시 만나도 좋은 친구’ 되겠다

전방위적 퇴진 압박을 받아온 이진숙 대전MBC 사장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전MBC에도 정상화의 바람이 다시금 불 것으로 보인다.

대전MBC 및 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출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이 사장이 8일 오후 5시께 사표를 제출했다.

이 사장의 사표 제출은 예고돼 왔다. 지난 26일 MBC가 100%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춘천·광주·울산·강원영동MBC 사장의 해임이 결정된데 이어 조만간 소주주들이 주식을 소유한 지역MBC 사장들의 해임을 위한 주주총회 개최가 예정됐기 때문. 이에 압박을 느낀 이 사장이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그러나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결정적인 이유는 ‘퇴직금’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해임될 경우 2억원이 넘는 퇴직금도 챙길 수 없어 부랴부랴 사직서를 제출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 MBC본부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회사 안팎에서 사퇴요구를 받고도 이 사장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해임을 위한 주주총회 개최가 임박하자 돌연 사의를 밝혀 퇴직금을 챙길 수 있게 된 것”이라면서 “그의 사임은 만사지탄이지만 끝까지 잇속을 챙기려는 치졸한 행태는 MBC 구성원과 시청자의 분노를 살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 사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언론노조 대전MBC지부는 이 사실이 알려진 직후 성명을 내고 “이진숙 사장의 퇴출은 대전MBC 재건의 시작이다. 사필귀정, 인과응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 사장이 재임했던 지난 3년을 “언론 본연의 궤도를 이탈해 어두운 터널 속을 헤매기만 했다”고 평가하면서 “그동안 대전MBC는 국민의 재산인 전파로 중동 뉴스를 내보내는 등 사유화됐고, 지역 곳곳의 다양한 여론에 민감했던 제작 자율성은 버려졌다”고 자평했다.

또 “남은 이들은 냉소 속에 바짝 엎드렸고, 희망이 사라진 조직을 떠나는 이를 잡을 수 없었다. 이 모두는 전 정권의 부역언론인인 이 사장이 서울MBC와 대전MBC를 망친 결과”라면서 “자연인 이진숙은 대전MBC의 명예, MBC의 명예, 언론인의 명예를 더 이상 더럽히지 말고 국민에게 백배 천배 사죄하고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질타는 이제 온전히 우리의 몫이다. 참혹한 과오를 꼼꼼히 기록, 용서에 다가가겠다”면서 “지난 3년의 허물을 벗어던지고 새롭게 출발하는 대전MBC는 지역시청자의 소리를 경청하고 응답하겠다. 오직 시청자만 바라보며 ‘다시 만나도 좋은 친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도 논평을 내고 “김재철 전 사장의 입으로 통했던 이 사장은 지난 7년 서울과 지역 MBC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공영방송 파괴와 MBC의 몰락을 주도했다”면서 “보도본부장 재임 당시 발생한 세월호 참사의 전원 구조 오보와 유가족 폄훼 보도 등의 경위를 조사하기 위한 특별조사위원회의 동행 명령장을 받지 않으려고 잠적하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권의 MBC 장악에 협력하고, 지역MBC의 자율성과 지역성을 파괴한 그는 현재 국정원법, 방송법, 노동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면서 “모든 MBC 구성원과 노동조합은 정권의 방송장악에 부역한 적폐 인사들을 일소하고, MBC 파괴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