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받을 만하죠, 얼굴도 예쁘게 생겨가지고”-지난 7KBS 여자배영 노민상 해설위원.

보기엔 살결이 야들야들한데 경기를 억세게 치르는 선수이네요”-지난 6SBS 여자유도 김정일 캐스터.

 

리우올림픽의 저조한 시청률로 지상파 방송 3사가 울상인 가운데 각 방송사 중계진의 도를 넘는 성차별 발언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중계진이 여성 선수의 실력과는 상관없이 외모 평가의 대상으로 치부하고 있어 시청자들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 7일 개설된 온라인 커뮤니티 ‘2016 리우 올림픽 중계 성차별 발언 모음 아카이브(https://goo.gl/5ucFqc)’에는 각 방송사에서 중계방송 중 나온 성차별 발언들이 상세히 적혀있다. 해당 아카이브는 올림픽 해설진의 성차별적 발언을 기록한 뒤, 각 방송사에 공식 항의해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또한 아카이브를 방문하는 누리꾼들에게 직접 청취한 성차별적 발언을 추가해달라고 요청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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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아카이브에 따르면 남자 선수도 아니고 여자 선수가 이렇게 한다는 건 대단하다”(MBC 역도 허일후송종식), “저렇게 웃으니 미인대회 같다. 피아노도 잘 치고 펜싱도 잘 하고, 서양의 양갓집 규수의 조건을 갖춘 것 같은 선수다, 여성 선수가 철로 된 장비를 다루는 것을 보니 인상적이네요”(KBS 펜싱 최승돈),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지만 스물여덟이면 여자 나이로는 많거든요”(SBS 여자유도 전기영) 등 방송사와 종목을 가리지 않고 성차별적 발언 글들이 올라왔다.

 

지난 7KBS 한상헌 아나운서는 비치발리볼 경기 시작과 함께 해변하면 미녀들, 미녀들은 비키니, 비치발리볼 얘기만 들어도 좋네요라는 노골적인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한상헌 아나운서는 같은 중계 중이던 여성아나운서에게 몸무게가 48kg 이상인가요, 이하인가요?”라는 성희롱적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여성혐오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이 아카이브에 오른 해당 글은 올라온 지 20여시간 만에 트위터 상 3000여회 리트윗되는 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편, 아카이브에 올라왔던 네이버 TV캐스트 영상 등은 논란이 되자 삭제되는 일도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이윤소 사무국장은 남자선수는 선수로 바라보면서 여자선수는 여자로 바라보는게 현실이라며 이신바예바 선수는 미녀새이며, 여성 유소년 축구 선수에 대해서도 그라운드를 벗어나면 소녀라는 평가를 붙이는 일이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아카이브 작업이 성차별적 관행을 대중이 주체적으로 바꾸려는 바람직한 일이라며 이후 해설 중계진이 성차별 발언을 자제하는 가이드라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