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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이 문 대통령 에게 질문을 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청와대).

 

文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50여분간 15개 '무작위 질문'

춘추관 아닌 영빈관…자리 배치는 '반원형'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한 기자회견은 형식, 장소, 자리 배치, 진행 방식 등 다양한 면에서 이전 정부와 달랐다.

이번 취임 100일 회견을 앞두고 기자들과 자유롭게 질의응답을 할 수 있는 '각본 없는' 회견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실제 문 대통령은 인사를 겸한 모두발언에는 약 5분간만 할애하고 나머지 50여분동안은 총 15개의 '무작위 질문'을 받았다.

사회를 맡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원활한 진행을 위해 청와대와 기자단 간 질문 주제와 순서만 조율했고 구체적인 답변 방식에 대해서는 사전에 정해진 약속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전 정부에서는 사전에 질문할 언론사와 기자가 정해졌고, 대략적인 질문 내용도 청와대가 미리 파악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4년엔 준비된 답변을 읽어내려갔고, 2015년에도 질문 내용과 순서가 사전에 정해진 채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기자회견 장소도 출입기자들이 상주하는 '춘추관'이 아닌 '영빈관'을 택해 역대 대통령들과 차이를 보였다. 영빈관은 새 정부 100대 국정과제 보고대회, 국가재정전략회의, 독립유공자·유족 오찬을 열었던 장소로 최근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 200여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진행했던 곳이다.

내외신기자 220여명을 수용하려면 더 넓은 장소가 필요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청와대는 영빈관으로 이동할 차량 준비와 경호 문제에도 신경을 썼다. 영빈관 내 자리 배치도 대통령과 기자단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 '반원형'으로 배치됐다.

문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100일 기자회견은 한 것은 2008년 이후 8년 만이다. 향후 국정 방향을 설명하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역대 정부의 관행처럼 돼왔는데,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취임 100일을 전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 파동 탓에 취임 100일을 약 2주 넘긴 시점에서 대국민담화 형식의 특별기자회견을 했다. 당시에는 한미FTA를 비롯해 화물연대 파업, 국무총리 및 청와대 참모진 인선 문제, 공기업 민영화 등의 질문이 나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별도로 하지 않고 청와대 안뜰인 녹지원에서 출입기자단 초청 오찬간담회로 갈음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출입기자들 앞에 서는 건 취임 뒤 5번째였다. 인사 발표와 방미 때 전용기 내 질의응답 등 기자들과 총 4차례 만났지만, 공식 기자회견을 한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