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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청 공보관실.


기자실 개혁 이어 잘못된 관행 제재 나서

대부분 기자들 환영미리 보내는 공무원도 문제 지적

충남도가 기자실 개혁에 이어 또 한 번 기자들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제재를 가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7일 충남도는 행사가 시작하기도 전 미리 기사를 송고하는 등 이른바 ‘엠바고’를 깨는 기자들에게 보도자료 제공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엠바고는 일정 시점까지 보도금지를 뜻하는 매스컴 용어로 ‘보도 시점 유예’ 혹은 ‘시한부 보도 중지’를 뜻한다. 충남도 공보관실은 대부분 행사와 관련된 보도자료에 대해 엠바고를 요청하고 있다.

이날 충남도 공보관실은 출입기자들에게 보도자료 외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메일에는 “아무리 엠바고가 암묵적인 합의라고 하지만 취재시간 확보를 통한 보도의 정확성 향상 등 순기능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엠바고를 어기는 것은 공보관실과의 약속을 어기는 행위임과 동시에 이를 지키는 타 언론사와의 형평성을 저해하는 행위”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와 함께 “충남도청 공보관실에서는 엠바고 시간 준수를 요청 드린다. 향후 이를 어길 경우 보도자료 제공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며 “공보관실에서는 엠바고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보관실이 엠바고 준수를 요청하고 나선 이유는 그동안 일부 기자들이 엠바고를 지키지 않은 경우가 많았고, 늘 어기는 언론사도 있어 불만사항이 자주 발생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한 언론사에서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열릴 예정인 충남도와 더불어민주당의 예산정책협의회 기사를 새벽 6시 25분에 송고, 이미 열린 것처럼 보도했다.

충남도청에 출입하는 기자들은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대부분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다. 한 충남도청 출입기자는 “공보관실에서 엠바고 표시를 한 뒤 보도자료를 보낸다. 엠바고 표시를 하지 않더라도 행사계획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알 수 있는 사항”이라며 “이조차 확인하지 않고 보도자료를 그대로 복사해 붙이는 기자들이 문제다. 엠바고와 행사시간 등에 대한 문제는 기자들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기자는 “엠바고 기사를 기다렸다가 작성해 출고하는 것을 귀찮아하는 기자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행사가 끝나면 보낼 자료를 미리 보내는 공무원들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충남도 관계자는 “충남도에는 지역본부체제가 많아서 오전에 마감하는 언론사가 많다. 충남도 입장에서는 많은 보도가 필요한 상황이라 보도자료를 미리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기자들이 엠바고 표기가 너무 많다고 불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와는 상관없이 엠바고를 어기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