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 세계 언론과 경쟁하기 위해 인상 필요하다"





▲박상현 KBS 대전총국장이 디트뉴스24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수신료 현실화 필요성을 적극 호소하고 있다.



박상현(55) KBS 대전총국장이 자청해 언론 앞에 섰다. 지난 1981년 2500원으로 책정된 이후 35년째 한번도 인상되지 않고 있는 수신료 현실화를 호소하기 위해서다.


박 총국장은 최근 <디트뉴스24>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는 배경과 수신료가 인상돼야 한다는 당위성을 적극 설파했다.


그는 "KBS가 수신료 현실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단순히 수신료가 저렴해서 인상하자는 게 아니다"면서 "공영방송으로서 시청률과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상업방송이 할 수 없는 공익적 책무와 서비스를 강화하고 세계 속에 대한민국의 품격과 한국인의 문화적 자부심 고양 등 지금보다 더욱더 건강한 공영방송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실제 KBS 수신료는 지난 1981년 2500원으로 책정된 뒤 35년째 한번도 인상되지 않았지만 같은 공영방송인 영국의 BBC는 24회, 일본의 NHK도 3회나 인상됐다. 그 결과 BBC는 연간 24만 6000원, NHK는 14만 3000원을 수신료로 납부하고 있지만 KBS는 연 3만원에 불과하다는 게 박 국장의 설명이다.


박 총국장은 "요즘 시중에 자장면 한 그릇, 커피 한잔도 최소 4000-5000 원 하는 것을 감안하면 저렴해도 너무 저렴하다"며 "공영방송인 KBS가 35년 동안 수신료가 제자리에 머물러 있음으로 해서 재원 압박을 받거나 광고 수입에 집중하다 보면 고품질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고, 이는 곧 국가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신료가 현실화된다면 시청자 복지를 향상시키고 방송콘텐츠 수출에 따른 국내 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은 물론, 지역국에서도 지역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이 확대될 것이라는 게 박 국장의 주장 요지다.

실제로 최근 전북지역 언론사들이 한데 모여 KBS의 수신료 현실화를 찬성하는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표출하기도 했다.


박 총국장은 "KBS의 수신료가 현실화된다면 우선적으로 대전총국 등 KBS 지역총국들에서 시행하는 지역광고는 우선적으로 폐지될 예정"이라며 "KBS를 통해 소비됐던 광고 재원들은 자연스럽게 다른 매체로 이동할 것이고, 결국 KBS외의 다른 방송사와 신문사들은 자연스럽게 경영하는 데 숨통이 트일 것이며 이는 미디어 산업 전체에 대한 발전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KBS의 수신료 현실화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1960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박 총국장은 청주고와 한양대 신문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 KBS에 입사했다. 청주총국 보도국 기자를 시작으로 보도본부 디지털뉴스팀장과 보도본부 해설위원실장, 보도국장 등을 거쳐 지난해 8월 총국장으로 취임했다.


기자 생활을 하던 외조부의 영향으로 언론계에 발을 디딘 박 총국장은 주로 경제부와 편집부에서 기자생활을 했으며 '사람냄새나는 따뜻한 뉴스'를 선호한다. 노조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퇴직하면 귀농이 아닌 귀촌의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주량은 소주 한병 정도.


박상현 총국장 연락처 : 010-2711-4177



다음은 박상현 총국장과 나눈 인터뷰 전문.


▲박 총국장.


- 대전총국 운영 방침은?
“KBS 대전총국은 본사 KBS를 정점으로 전국에 9개 총국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우리나라 대표 공영방송으로 ‘공정’하고 ‘공익’적인 방송을 통해 지역 시청자들이 풍요롭고 안심하며 살 수 있도록 하는데 설치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상업방송과 달리 방송의 목적을 영리에 두지 않고, 지역 시청자들로부터 징수하는 수신료를 주재원으로 하여 지방 권력을 감시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며, 지역 문화 창달 등 우리 지역 사회의 공공 복지를 증진하는 것이 대전총국의 기본 운영 방침이다.”


- 1년 동안 총국장을 맡아오면서 성과와 아쉬운 점은?
“제가 취임사에서 직원들에게 주문한 것은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자세와 자율적인 업무 처리를 주문했었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편성제작국, 보도국, 기술국, 시청자 서비스국 등 4개 국이 각 국장들의 책임하에 자율적으로 운영되었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지난 8월에는 ‘KBS대전 개국 72주년 특집 영상기록 500일 금강비행’과 ‘광복 7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아버지의 이름으로‘가 본사에서 시상하는 우수 프로그램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두어 대전총국의 제작 능력을 보여주었고, 또 지난 8월에는 개국 72주년을 맞아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대형 콘서트인 ‘쿨한 콘서트’를 주최하여 지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밖에도 올해부터는 인문학을 주제로 한 ‘행복 특강’을 신설하는 등 기존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들이 성과라면 성과라 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현재 KBS가 전반적으로 재정 상황이 넉넉하지 않아 지역민들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공영방송 KBS가 지역국에서 지역민들에게 고퀄리티의 프로그램 제공과 다양한 문화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KBS의 주재원인 수신료가 35년 동안 2천 5백원으로 동결되어 있다 보니 재정적으로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수신료 현실화안’이 조속히 통과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기본적인 자세는 무엇인가?
“시청자들로부터 관심과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생각을 버리고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 직원들을 스스럼없이 대한다. 격식을 따지면 불편해 진다. 상하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라 동료로서 대해달라고 주문했다. 보도나 프로그램을 만들었을 때 내가 갖고 있는 의견을 충분히 제시하면서 제작자와 교감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노력한다. 상급자가 될수록 자기의 고집을 고수하면 안된다. 사람을 우선적으로 보고 사람 중심인 직장을 만들려 노력했다. 그래서인지 직원들의 얼굴이 편안해 졌다. 직원들의 얼굴이 쳐져 있으면 잘되는 회사가 아니다. 자기가 만족해야 일을 잘할 수 있다. 많이 좋아졌다. 보도는 잘 되고 있고 특집이나 프로그램도 성과가 있었다.”


- 방송 산업의 변화 속에서 공영방송인 KBS의 역할은 무엇이며,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는가?
“현재 방송 산업계는 IT 기술의 발전에 따라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대 변혁의 시기를 겪고 있다. 크게는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었고, 방송계 내부적으로도 위성방송, IPTV 등 기존의 뉴미디어가 올드 미디어로 전락하고 있다. 한 마디로 미디어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미디어의 홍수 시대에 각 미디어들은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을 살펴보면 이들은 생존을 위해 보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 생산에 앞장서는 형국이다.”

“따라서 KBS는 이런 미디어 환경 속에서 국민 누구나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방송, 시대를 통합하고 대한민국의 통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청정한 방송을 만드는 것이 KBS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


- 수신료 인상을 추진 중인데 그 배경은?
“공영방송의 주재원은 아시다시피 수신료다. 하지만 KBS 재원 중 수신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에 불과하다. KBS가 공영방송이라고 하기 엔 수신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낮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는 KBS수신료는 1981년 2,500원으로 책정된 이후 35년째 한 번도 인상된 적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1981년 이후 영국의 BBC는 24회, 프랑스는 18회나 수신료가 인상됐다. KBS, BBC와 함께 세계 3대 공영방송이라는 일본의 NHK도 3회나 인상됐다. 여기에 1년간 국가별 수신료 금액을 비교하면 KBS 수신료 현실화의 당위성은 더욱 뚜렷해진다. 영국 BBC는 연 24만 6천원, 일본 NHK는 14만 3천원인 반면 우리나라 수신료는 연 3만원으로 영국의 1/8, 일본의 1/5 수준에 불과하다.”


“요즘 시중에 자장면 한 그릇, 커피 한잔도 최소 4-5천 원 하는 것을 감안하면 저렴해도 너무 저렴하다. KBS가 수신료 현실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단순히 수신료가 저렴해서 인상하자는 게 아니다. 공영방송으로서 시청률과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상업방송이 할 수 없는 공익적 책무와 서비스를 강화하고, 국민 모두가 경제적 차별 없이 즐길 수 있는 무료 디지털 방송과 스마트 서비스 제공, 세계 속에 대한민국의 품격과 한국인의 문화적 자부심 고양 등 지금보다 더욱더 건강한 공영방송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 수신료가 인상돼야 하는 이유와 인상 시 달라지는 점은?
“수신료 현실화 이유는 공영방송으로서 무료 보편적이면서도 고품질의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공영방송인 KBS가 35년 동안 수신료가 제자리에 머물러 있음으로 해서 재원 압박을 받거나 광고 수입에 집중하다 보면 고품질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고, 이는 곧 국가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공영방송은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창의적인 프로그램으로 시청자의 복지를 향상시키고, 방송콘텐츠 수출에 따른 국내 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수신료가 현실화되면 지역국에서는 지역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이 확대 되고, 지금보다 더욱 다양해진 문화서비스 제공도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박 총국장은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그 때문인지 인터뷰 내내 박 총국장의 표정은 편안해 보였다.



- 최근 전북에서 지역 언론사들이 수신료 인상을 찬성했는데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는가?
“KBS 수신료 현실화는 KBS만을 위한 것이라 생각되지 않는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지상파와 신문 등 기존의 미디어는 크나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역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종사자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 계속된다면 기존 미디어 산업은 더욱 황폐화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이런 상황에서 KBS의 수신료가 현실화된다면 우선적으로 대전총국 등 KBS 지역총국들에서 시행하는 지역광고는 우선적으로 폐지될 예정이다. 그러면 그동안 지역 KBS를 통해 소비됐던 광고 재원들은 자연스럽게 다른 매체로 이동할 것이고, 결국 KBS외의 다른 방송사와 신문사들은 자연스럽게 경영하는 데 숨통이 트일 것이다.”


“따라서 수신료 현실화는 KBS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좀 더 큰 틀에서 우리나라 아니 우리 지역의 미디어 산업 전체에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에 전북지역 언론사들이 수신료 현실화를 찬성한 것은 KBS뿐만 아니라 지역 언론사 및 기타 미디어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프로그램 제작 원칙은 무엇인가?
“따뜻한 뉴스를 선호한다. 물론 언론으로서 감시와 견제는 기본적이다. 하지만 이것만 보면 행복해하지 않는다. 사람 냄새나는 기사나 프로그램을 발굴, 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왜 기자의 길을 걷게 됐는가?
“기자나 무역 중 하나를 해보고 싶었다. 외조부께서 신문 기자이셨고 친척 중에 무역업을 하시는 분이 계셨는데 그 두 분이 롤모델이었다. 그러다 대학을 신방과로 입학하면서 기자로서의 길을 걷게 됐다. 기자로서 사회의 어떤 문제에 대해 의견을 냈을 때 반영되면서 변화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가장 큰 보람인 것 같다.”


- 노조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당연히 필요하다. 지금은 경영자이지만 나 또한 근로자이자 노동자다. 노조에 가입도 했었다. 노조는 절대적으로 존재해한다. 다만 정치적인 색깔을 띠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경계를 넘다들면 안된다. 항간에는 수신료 인상하면 임금을 인상하자는 것이냐고들 오해하지만 직원들의 임금이나 복지 시설 개선을 위해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수신료 인상이 안됐을 경우 타격은 국가 대표임에도 프로그램 제작 재원을 확보하지 못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전세계 언론과 경쟁하기 위해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현직에서 최선을 다하자다(웃음). 조직원으로서의 의무이자 사명이다. 총국장 임기가 끝나 현업으로 돌아가면 어느 분야를 맡겨도 열심히 한 뒤 정년퇴직을 하는 것이 소망이다. 현업으로 돌아가면 방만 경영이라는 오해를 풀고 싶다. KBS는 다른 방송사보다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 그런 뒤 퇴직하면 귀농이 아닌 귀촌의 삶을 살고 싶은 계획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