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초판, PDF, 경제정보서비스 등
다양한 형태의 유료독자 반영해야
유료부수에서 발행부수로 전환할 필요성도

최근 ABC협회가 종합편성채널사용사업자의 주식 또는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일간신문 23개지의 2013년도 발행·유료 부수 인증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신문협회 소속 18개 회원사의 발행부수와 유료부수가 전년대비 각각 35만4000부(-5.0%) 및 24만3000부(-4.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신문업계에서는 정확한 매체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ABC공사에 종이신문 부수 외에 디지털 부수도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유료부수 중심의 현행 부수공사 체제를 발행부수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다수 회원사의 입장이다.

‘디지털부수 포함’ 주장을 펴는 것은 최근 신문사들이 디지털초판서비스, PDF판, 경제정보서비스 등 여러 형태의 디지털 유료서비스를 통해 독자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실시한 ‘2013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이신문 구독률은 20.4%, 열독률은 33.8%였으나 ‘신문 결합열독률’은 76.4%로 나타났다. ‘신문 결합열독률’이란 ‘종이신문 열독률’과 ‘인터넷신문 열독률’을 합한 값에서 종이신문과 인터넷신문의 ‘중복 열독률’을 뺀 것이다. 즉,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종이신문을 읽는 독자는 2명이지만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신문 뉴스 콘텐츠에 접하는 독자는 7~8명에 이르는 셈이다.

최근 일부 신문사들이 시작한 디지털초판서비스도 4000여 명 가량의 유료독자가 가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금융․경제 정보를 특화해 기업체에 제공하는 일부 신문사들이 기업체를 대상으로 경제정보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의 경우도 계정 당 연 1000만 원 내외의 구독료를 받고 있으며, 신문사별로 500~1200명의 유료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디지털 뉴스 저작권 신탁관리단체인 뉴스코리아 관계자는 “ABC협회가 오프라인 부수와 온라인부수를 포함하는 통합오디언스로 가야 최근 뉴스 콘텐츠의 소비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다”며 “신문사 사이트나 뉴스코리아에서 판매하는 PDF 온라인 유료독자의 경우 매출액을 구독료로 나눠 계산하면 유료독자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뉴스코리아 참여한 신문사별 매출액으로 독자를 산출할 경우 300~2000여명의 독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는 별도로 일부 회원사들의 N-screen 형태의 PDF 서비스도 5만 여명의 독자가 가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ABC협회의 경우, 달라진 뉴스 소비 행태를 반영하기 위해 2007년 7월 종이신문과 디지털 부수(웹, 모바일, 전자책 등)를 통합·측정하는 새로운 집계방식을 개발하고 통합오디언스 측정에 나섰다. 그 결과 워싱턴포스트의 종이신문 유료구독자는 63만 명이나 온라인 독자를 합산한 통합오디언스는 309만 명으로 5배가량 늘어났다.

2010년에는 신문부수인증 규칙을 개정해 디지털 유료구독을 신문구독 유료부수에 포함시켰으며, 2012년에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신문 매체력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미디어 부수검증 동맹’(AAM, Alliance for Audited Media)으로 명칭을 변경하기도 했다.

한편 우리나라 ABC 유료부수 공사는 공사원에 따라 인증률 편차가 크고 전수조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문시장의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광고효과 측면에서 구독층 규모(열독률)가 중요하지 유·무료구독을 구분할 필요는 없다는 점도 발행부수 중심 공사의 당위성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미국이 1센트만 받아도 이를 유료부수로 인증하는 것도 실질적으로는 발행부수 공사와 다름없다. 우리의 경우는 정가의 50%이상을 받아야 이를 유료부수로 인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