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이 KBS 수신료 인상안과 관련해 KBS의 광고 절감 의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경재 위원장은 20일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공영방송은 궁극적으로 광고가 없어야 하는데, KBS는 이에 대한 의지가 부족한 것 같다”며 “광고를 올해 2100억원 줄이겠다고 했는데, 2017년에 한 번 더 줄이고 2019년에는 (광고 없는) 완전한 공영방송 체제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앞서 지난 14일 한 토론회에 참석해서도 “2019년에는 KBS에서 광고를 없애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이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광고 일부 축소를 전제로 한 KBS 수신료 인상안에 대해서 “내 철학과는 상관없이 나왔다”며 못마땅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달 10일 여당 측 이사들 단독 의결로 KBS 이사회를 통과한 수신료 인상안은 현재 방통위 검토 단계에 있다. KBS는 수신료를 4000원으로 올리면 광고 수입을 2100억원 줄여 전체 재원 대비 광고 재원의 비중을 22%까지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가만히 보니까 KBS는 수신료만 올리고 입 닫으려는 속셈 같은데, 그런 속셈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광고를 줄이면 예능이나 드라마 제작 동기 부여가 사라져 경쟁력이 떨어지게 될 것이란 지적에 대해서도 “그러면 BBC나 NHK는 다 죽어야 한다”면서 “자기들 위주의 논리”라고 비판했다.

방통위는 수신료 인상안과 관련해 금주 내로 위원들 간 토론회를 가진 뒤 의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당초 1월 중 검토를 거쳐 국회로 넘긴다는 계획이었지만 이 위원장이 “설은 지나야 한다”고 말해 2월 이후 처리될 전망이다.

한편 이 위원장은 UHD(초고화질) TV에 대해선 보다 논의의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미국 방문 후 “시기상조”라던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 위원장은 “최근 양문석 위원이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를 다녀와 보고한 것을 보니 UHD 전쟁이 전 세계적으로 간단치 않다는 감이 들었다”면서 “옛날보다 심각하게, 언제 어떻게 시행할지에 대한 논의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