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기자들 10명 가운데 6명은 최근 들어 사기 저하를 느끼고 있고, 전반적으로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6일 발표한 ‘2013 언론인 의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두 달간 편집·보도국 기자 15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1∼2년간의 사기 변화를 묻는 말에 58.5%가 ‘저하됐다’고 응답했다. ‘사기가 올랐다’고 응답한 비율은 11.1%에 그쳤다.

응답자들은 사기가 떨어진 원인으로 ‘언론사 경영위기(구조조정 및 임금하락)’(26.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언론인으로서의 비전 부재’(22.5%), ‘성취감 및 만족감 부재’(15.6%), ‘많은 업무량’(10.1%) 순이었다. 직무 스트레스 원인으로는 4점 척도로 멀티태스킹 능력 요구(3.10), 과도한 업무량(2.87) 등이 꼽혔다.

취재보도 업무를 담당하는 기자들의 일주일 평균 기사 작성 건수는 31.3건으로 이 중 ‘스트레이트 기사/단신’이 13.8건, ‘기획·해설기사/리포트’가 3.7건, ‘사설·칼럼논평’이 1.6건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5년 이래 최고치이며, 특히 ‘지면 외 온라인용 기사’ 작성 건수는 3년 전인 2009년 1.0건에서 12배가 상승한 12.2건으로 나타났다.

2013년 현재 소속 언론사에 만족하고 있다는 응답자 비율은 절반에 채 못 미치는 45.1%였다. 5점 척도(1점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 5점 ‘매우 만족한다’) 평균점으로 본 만족도는 3.29점으로 2007년(3.48점), 2009년 (3.40점)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다른 매체에 비해 방송사 소속 기자의 소속 언론사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더 낮게 나타났다.

타 언론사로의 이동 의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0.5%가 ‘의사가 있다’고 답했는데, 이 문항이 처음 조사된 2009년의 18.8%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언론사가 아닌 타 직장으로의 전직 의향에 대해서는 29.9%가 ‘있다’고 답했다.

언론의 자유를 직간접적으로 제한하는 요인 3순위까지 응답을 합산한 결과 가장 영향력이 큰 것은 ‘광고주’(64.8%)였다. 이어 ‘정부나 정치권력’(56.4%), ‘편집·보도국 간부’(53.2%), ‘사주/사장’(50.6%) 순으로 영향력이 크게 나타났다.

기자들은 자신의 이념적 성향이 중도에 가깝다고 인식했다. ‘가장 진보’ 0점, ‘중도’ 5점, ‘가장 보수’ 10점으로 설정한 질문에 기자들은 평균 5.54점을 기록했다. 논조나 편집 방침 등 소속 언론사의 이념적 성향에 대해선 7.04점으로 평가해 다소 보수적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와 관련한 사내외 연수나 재교육에 대해 응답자의 96.1%(‘대체로 필요하다’ 42.3%, ‘매우 필요하다’ 53.8%)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재교육을 받은 기자들 비율은 37.1%로 기자 재교육 환경이 현실적 필요성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나타난 2013년 현재 한국 언론인의 전형은 올해 만 37세 남자로 4년제 대학에서 인문계열을 전공했으며 결혼해 아이가 한 명 있고, 연봉은 4540만원 정도이다.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10시간 38분’,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3명 중 1명은 흡연자로 하루 평균 15.9개비의 담배를 피우고 있고 주 1~2회 술자리를 갖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설문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3% 포인트다.

                                                                                        <기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