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되자마자 교보문고 '화제의 신간' 선정되는 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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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출신으로 지난 3월 도쿄특파원으로 파견돼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경향신문 윤희일 부장이 최근 <십 년 후에 죽기로 결심한 아빠에게>(다산책방)를 출간했다.

 이 책은 지난 주 출간되자마자 교보문고의 ‘화제의 신간’에 선정되는 등 출판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윤 부장은 “이 책은 자살을 결심한 한 아빠의 이야기”라며 50대에 자살을 결심하고 나서 10년에 걸쳐 자살을 준비해온 어떤 아빠의 기록”이라고 말했다.

“미안하구나, 아빠는 오늘 너를 떠난다…”

결혼 전날 밤, 딸은 아빠에게 편지를 남기려다 아빠의 노트북에 담긴 일기를 보게 된다. 첫 일기는 10년 전쯤 작성된 것이었다. 첫 문장을 읽자마자 딸은 가슴 한 편이 저려오기 시작한다. 아빠의 일기는 10년에 걸쳐 쓴 딸에게 보내는 편지였고, 유서였다. 

그는 가족 때문에 살았고, 가족 때문에 행복했다. 그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딸이 결혼하는 장면만 봐도 눈물을 짓는 아빠다. 그리고 어린 시절 딸의 똥 냄새가 여전히 그리운 아빠다. 딸이 자라면서 자신의 방으로 가버렸을 때 서운함을 느끼고, 딸이 대학에 들어가 멀리 떨어지니 불안해서 잠을 못 이룬다. 딸이 받은 첫 월급으로 선물한 전기면도기를 아까워 쓰지도 못하고, 딸의 남자친구를 소개받던 날 떨려서 말 한 마디 못한다. 마치 우리의 아빠처럼, 이 땅의 모든 아빠들처럼 이 책의 아빠도 한 해 한 해 늙어간다.

<십 년 후에 죽기로 결심한 아빠에게>에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빠들의 모습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아빠들의 외로움이 담겨 있다. 직장을 잡고 가족을 이루고 한 집안의 가장으로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아빠들. 그러나 서서히 삶의 가장자리로 밀려나는 아빠들. 이 책은 십 년 동안 자살을 준비할 수밖에 없었던 한 아빠가 이제 어른이 되어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연인을 만나고, 가정을 꾸려갈 딸에게 들려주는 아빠의 삶이며, 한 세대의 인생이다.

 윤 부장은 24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자살과 마주쳤다고 했다. 그는 “자살한 사람이 남긴 유서도 읽어봤고, 휴대전화에 남긴 메시지도 살펴봤다.”면서 “자살하는 사람들은 “유서나 메시지에, ‘살아남아 있는 사람’에 대한 복수심을 담아놓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남아 있는 사람’에 대한 사랑을 담는다.”고 말했다.
 
그는 자살하는 사람들이 남긴 이야기, 그 모든 기록, 그 모든 단어는 읽는 사람을 아프게 한다“면서 ”쓰는 사람의 아픔을 짐작하기에, 읽는 사람의 마음이 더 찢어지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각한 수준에 이른 자살 문제를 방치할 수 없다”는 생각에 한 아빠와 딸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윤 부장은 “<십 년 후에 죽기로 결심한 아빠에게>의 아빠는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딸에게 ‘힘’이 되는 것을 알지 못했다”면서 “그는 자신이 겪고 있는 많은 고통을 애써 숨긴 채 사람들을 설득하고자 했지만, 십 년간 지독한 사랑과 독기로 키워온 그의 결심은 그러나 딸의 한마디 말 덕분에 녹아 없어졌다”고 말했다.
 
 “저에게는 여전히 아빠가 필요해요.”
 
윤 부장은 지금도 자살을 생각하고 있을 이 땅의 많은 사람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당신은 그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입니다.”

 윤 부장은 “2012년 2월 ‘자살하는 한국인’이라는 주제의 저술·출판계획을 관훈클럽신영연구기금에 제출해 출판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는데 취재와 집필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바람에 이번에 책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윤희일 부장 연락처
 070-7785-6224(한국의 인터넷 전화이기 때문에 시내전화처럼 통화 가능) 
 81-70-5599-6224(일본 휴대전화)